Life Style/Ordinary

목계양도 (木鷄養到)

액슬로즈 2012. 4. 4. 17:50



紀渻子(기성자)는 임금을 위하여 싸움닭(鬪鷄-투계)을 기르는 사람입니다. 임금은 기성자에게 훌륭한 싸움닭을 길러 달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십일이 지난 후 임금이 어떻게 되어 가는가 물으니, 
“아직 아니 되었습니다. 지금은 실력도 없으면서 적수를 업신여기고 깔보는 자만심의 헛기운(虛憍而恃氣-허교이시기)으로 적수를 대하고 있습니다”.

또 십일 지난 후 임금이 물으니,
“아직 아니 되었습니다. 적수의 그림자나 소리만 들어도 허둥지둥 허겁지겁 곧바로 전투 태세를 갖추는 정도입니다(猶應嚮景-유응향경)”.

또 십일이 지난 후 임금이 물으니,
“아직 아니 되었습니다. 적수가 오면 적수를 똑바로 바라보고 침착하게 전투태세를 갖추고 기세를 올리는 정도입니다(猶疾視而盛氣-유질시이성기)”.
  
또 십일이 지난 후 임금이 물으니,
“이제 되었습니다. 적수가 사납게 울며 달려들어도, 적수를 마치 나무로 만든 닭인양 바라보고 아무런 변화도 보이지 않은 채 태연합니다(鷄雖有鳴者 已無變矣.-계수유명자 이무변의). 그 덕이 완전하게 된 것입니다. 이만 하면 그 어떤 닭도 감히 달려들지 못하고 달아날 것입니다”.

<장자 외편 제7권 양생 제19>


저번주말... 본가에서 저녁에 우연히 아버지와 차기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되었다.

아버지는 예전에는 민주당을 지지하셨지만 노무현 대통령 이후로 박근혜의 열혈 지지자가 되셨다.

박정희 대통령을 위인으로 생각하시는 분이라 (지금 우리나라가 이정도 살게해준 장본인이 박정희 대통령이라 생각하신다.) 이해 못하는것은 아니지만 현 새누리당을 열혈이 반대하는 나와는 가끔 토론 아닌 토론을 하게된다. 

그날도 서로의 입장을 이야기 하다가 유시민의 이야기가 나오게됐다. 아버지 생각은 유시민은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입장이셨다. 나도 딱히 유시민이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유를 여쭈어 보니, 유시민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그에따른 표정변화가 바로 나타난다고 하셨다. 그때만해도 그게 뭐가 중요하냐 국민이 행복할수있으면 그게 훌륭한 대통령이 아닌가 생각했지만... 위의 목계양도라는 고사성어의 내용을 보고 이것이 이유구나 싶었다. 

대통령... 한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일반인인 나도 하루에도 몇번씩 스트레스를 받고 화낼일도 생기고 하는데 대통령은 어떠할까. 각 나라의 국익, 혹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비방하고 배신하고 등등 이런일이 비일비재 할텐데 그때마다 감정변화에 따라 대응한다면 그 사람은 정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될것이다. 적이 달려들면서 방방뛰어도 감정의 변화는 있을런정 행동과 표정 변화 없이 태연할수 있다면 기성자에 의해 길러진 닭이 그런것처럼 주위에서도 쉽게 달려들지 못할것이란 생각을 한다. 

나는 과연 며칠이 지난 닭과 같을까... 이제 갓 열흘이 지난 닭은 아닐까 반성해 본다.